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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수원 근교 맛집

[수원/영통 맛집] 원조 할머니 왕 순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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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한가지 꼽으라고 하면

너무나도 어려운 질문이 되겠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 중 순대국이 있냐고 물어본다면

그 답은 단연 YES이다.


순대국은 내가 대학 입학 후 처음 접한 음식이었다.

그 전까진 순대는 많이 먹어봤지만 대부분 분식집이나 포장마차에서 먹은 것이었고

순대로 국을 끓인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었다.


가끔 지나가다 순대국집을 보기는 하였으나

나의 상상 속에서의 순대국은

맑은 국물에 순대만 몇개 동동 떠 있는 모습이었다.


처음 순대국을 접한 때가 정확히 언제, 어디인지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약간은 긴장하며 주문을 하였던 것은 기억이 난다.

물론 지금은 가장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가 되어 있다.


오늘의 이야기는 며칠 전에 권형과 저녁 먹으러 간 '원조 할머니 왕 순대국'에 대한 이야기.

우리는 짧게 할매집 이라고 부른다.



(간판 사진을 찍지 않아서 다음지도 로드뷰 사진을 올린다.)


할매집은 사실 좋은 위치에 있다고 할 수는 없다.

대기업 앞에 있기 때문에 장사가 잘 되긴 하겠지만

사실 회사 사람들 외에는 이 안쪽까지 들어와서 먹을 사람은 별로 없을 듯 하다.


하지만 나름 근방에서는 유명한 맛집으로 통한다.

게다가 87년부터의 전통을 자랑하기도 한다.





우선 주문을 하고 서빙을 기다린다.

밑반찬은 위 사진과 같이 새우젓, 청량고추, 쌈장, 마늘.

그리고 사진에는 없지만, 각자 덜어먹을 수 있는 김치와 깍두기가 있다.


수많은 순대국집을 가봤지만 나는 생마늘을 주는 식당을 좋아한다.

생마늘을 쌈장에 찍어먹는 것은 꽤나 고통을 수반할 때가 많다.


하지만 순대국이 막 나와 뚝배기에서 뜨거운 국물이 끓고 있을 때

생마늘 한숫가락 정도를 투하하면 순대국을 거의 다 먹어갈 무렵

뚝배기 하단에서 적당히 익은 맛있는 마늘을 보너스로 얻을 수 있다.


이 마늘이 상당히 별미인지라 생마늘을 주는 곳을 좋아한다.

이 버릇은 사실은 삼계탕을 먹을 때 생긴 것이다. (지금은 사라진 매봉삼계탕에서 ㅜㅜ)





순대국이 나왔다.

진짜 빨리 나온다.

항상 이 집에 올 때마다 느끼지만, 주문한지 5분안에 나오는 것 같다.


위 사진에서와 같이 들깨가루와 다대기가 이미 올려 나온다.

나는 들깨가루를 워낙 좋아하기 때문에 통에서 두 스푼 정도는 더 투하한다.


할매집에 올 때마다 아쉬운 것 하나는

밥을 이미 말아서 나온다는 것이다.


밥이 말아서 나오는 것은 두가지 단점이 있다.


1. 개개인의 선택권 포기:

밥을 마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내가 약간 그러한 편이다. 나는 카레를 먹을 때도 완전히 비비지 않은 상태로 먹고

심지어는 비빔밥도 안비비고 먹을 때도 있다.

밥을 말아버리면 밥알이 불어서 물렁해지는데 나는 이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보통 순대국을 먹을 때 나는 밥을 따로 먹거나, 혹은 따로 먹다가 1/3정도 남았을 때 말아 먹는다.

하지만 이 집에서는 이 선택권을 포기해야 한다.


2. 국물이 약간 식는다.

밥이 말아서 나오면 아무래도 펄펄 끓는 국물을 기대할 수는 없다.

밥을 넣으면서 약간 국물의 온도가 내려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순대국의 펄펄 끓는 비주얼과 풍미가 사라질 뿐더러

위에서 언급했던 '생마늘 투하'의 효율 또한 줄어든다.


어쨌든 단점이 문제랴.

일단 나왔으니 생마늘부터 투하하고 본다.

(펄펄 끓지 않아도 어느 정도는 익는다.)





순대와 고기를 뜬 모습.

뒤에 보면 깍두기와 김치의 모습도 보인다.

할매집은 깍두기와 김치가 맛있는 편이다.


순대는 사진과 같이 일반적인 순대가 들어간다. (병천순대 스타일 x)

순대와 기타 고기는 푸짐하게 들어있는 편.




밥은 말아서 나온다.

사실 밥 따로 달라고 하면 따로 줄 법도 한데

아직 그렇게 주문을 해 본적은 없다.

다음에 시도하리라.




고기는 상당히 푸짐하게 주는 편이다.

그리고 이 집의 특징은 송송 썬 파를 꽤 많이 넣어 주는 편이다.


또 한가지 특징은 약간 후추 맛 비슷한 향이 난다.

뭔가 인위적인 느낌?

어쨌든 자주 갈때마다 맛나게 먹긴 하지만 완전한 내 스타일은 아니다.



뭐 이런저런 말이 많았지만

늘 갈때마다 국물까지 클리어 하고 가는 곳이다.

내가 워낙 순대국을 좋아하니...


주관적으로는 내 맘에 쏙 드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확실히 할매집만의 색깔이 있다.


그리고 어차피 난 조만간 또 이 집에 오게 될 것이라는 것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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