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에는 갈만한 참치집이 별로 없다.
비싸고 좋은 곳이 하나 있긴 한데 나는 좀더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곳을 원한다.
그나마 최근에는 저렴한 곳 몇개가 생긴 것 같긴 한데
자리세 비싼 이곳 강남에서 가격이 저렴한 만큼 얼마나 좋은 부위나 맛을 충족시킬 지 의문이다.
그래서 오늘도 안전하게 이곳에 왔다.
원참치.
몇 달 전 우연히 오픈하는 날 방문하고,
그 후에 몇번 더 왔는데 마음에 들어서 강남에서 참치를 먹는다 하면 항상 이곳에 오게 된다.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아 가게도 깔끔하고 조용하다.
참치를 먹을 때에는 시끄러운 것보다 조용히 먹는 것이 좋다.
우리는 오늘 35,000원짜리 메뉴를 시켰다.
35,000짜리가 젤 싼것이고, 그 위로는 60,000원, 80,000원 등등이 있다.
일단은 식사를 안했으니 간단한 죽으로 요기를 한다.
미소장국도 간이 적당히 되어 있다.
콘옥수수버터구이.
그러고보니 콘이 옥수수인데 콘옥수수라니.
이름이 이상하군.
무조림.
회가 나오기 전, 간단한 스시 한점씩 준다.
드뎌 참치회 등장.
참치 부위는 익숙하지 않지만 대략 보면 실망스럽지는 않다.
회, 특히 참치회는 새와사비가 아니면 무효.
무슨 부위인지는 모르겠으나 씹는맛도 좋고 맛있다.
역시 고기나 회나 마블링이 있어야 맛있는 것인가.
이건 배꼽살인가?
부드러우면서도 꼭다리 씹히는 맛이 좋다.
저 위의 부위와 같은 부위 같기도 하고 다른 것 같기도 하고...
어땠든 맛있다.
요놈은 기름장에 찍어먹으면 맛있다.
한참 먹다보니 사장님이 요걸 들고 들어오신다.
간만의 해체쇼를 즐길 수 있었다.
원래는 이걸 먹을 타이밍이면 이미 두번째 접시는 비운 때여야 하는데
이상하게 오늘은 너무 배가 불렀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능숙하게 참치머리를 해체해 주시는 사장님.
눈 주변이나 볼 등 숨겨진 곳들을 공략하여 살들을 발라낸다.
원래 이런 조금씩 붙어있는 살들이 별미인 법.
한참 해체 하시다가 안구를 적출한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충격이려나?
적출된 안구는 일단 옆에 두고 눈 주변 살들을 좀더 정리해서 주신다.
눈 가장자리에 은근히 살들이 많다.
눈가 살만 해도 양이 꽤 된다.
요걸 다시 먹기좋게 썰어주신다.
참치 머리살에는 적당한 지방도 있고 씹는맛 또한 좋다.
다만 참치머리가 얼어 있어서 회도 좀 차가우니 적당히 알아서 해동해 먹으면 더 좋다.
남은 안구는 요렇게 잘 손질해주신다.
이것의 용도는 과연?
일단 가운데 눈알을 적출.
너무 혐짤인가?
쩝... 다 맛있게 먹고살기 위함이다.
저 가운데 알은 기념으로 심양이 섭취하였다.
그리고 남은 얼어있는 주변부는 반으로 잘라 눈물주를 만들어준다.
참치 눈물주로 한잔.
살짝 얼어 있어서 씹어먹어야 한다.
머리살만 해도 양이 한 판 정도 되는 것 같다.
원래는 한두판 정도는 더 먹을 수 있었을 텐데 오늘은 아쉽지만 배가 불러서
요정도로 마무리.
이건 무슨 살인지 모르겠으나 간장에 졸여서 구운 듯.
먹을 수 있는 부분은 많지 않다.
새우튀김.
한창 차가운 회만을 먹다가 갓 튀긴 따뜻한 튀김을 먹으니 반가웠다.
이건 마늘과 은행 볶음.
.
.
.
강남역에 오면 항상 오게 되는 원참치.
참치 퀄리티나 가성비도 좋지만
사장님이 이런저런 말씀도 해주시고 해체쇼도 보여주시고 해서 더 마음이 가는 것일 수도 있다.
항상 시끄러워서 지치는 강남역에서 조용히 참치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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