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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요리

크리스마스 이브의 내맘대로 오뎅나베 끓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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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뎅탕은 가끔 내가 끓여먹는 음식이다.

내가 할 줄 아는 요리가 별로 없지만

최소한의 노력으로 그럴듯한 완성품이 되는 요리 중 하나가 바로 오뎅탕이다.


오뎅탕, 오뎅나베, 오뎅전골...

각각의 요리들이 어떻게 다른지는 잘 모르겠으나

내가 상상했던 오늘의 요리는

뭔가 일본식인 오뎅나베다.



마트에 가서 장을 봐왔다.

다시 말하지만 내 요리의 핵심은 '효율성'이다.

최소의 자원(노력/시간/돈)을 투자해서

최대한의 효과(맛/비주얼)를 내는 것이다.


아래에서 각각의 재료를 소개하자면...




전골용 야채모듬.

요놈이 보물이었다.

야채들을 다듬는 것도 귀찮지만

남는 야채들이 냉장고에서 썩어 가는 것이 가장 힘들다.

이 모듬처럼 한큐에 끝낼 수 있는 것이 여러모로 가장 좋다.

무 몇토막만 좀 들어있었으면 좋았으련만.

양배추는 좀 빼고....

쑥갓도 좀 들어있었으면...


바라는게 너무 많으면 욕심만 많아진다.

적당히 타협하고 패스.





오뎅은 최대한 좋은 놈 (혹은 좋아보이는 놈)으로 사야 한다.

가격차이가 엄청 나는 것도 아니고

완성품의 비주얼 차이는 크다.

맛도.


진짜 일본에서 공수한 고급 오뎅을 한번 써보고 싶긴 한데

대형마트에서는 안팔더라.

그래서 그나마 가장 좋아보이는 놈들로 골랐다.


욕심을 낸다고 오뎅을 너무 많이 사면

사이즈가 맞는 냄비 찾기도 힘들고

끓이다가 국물 다 넘치고

너무 많아서 다 먹지도 못한다.




요놈은 처음 시도인데 나중에 먹을 때 보니

상당히 만족이었다.

좋은 선택이었다.




얘는 사기만 하고 안넣었다.

냄비가 너무 넘쳐서 그냥 뺐음.

다음날 다른 요리로 해먹었다.




사실 오늘 나의 야심 재료는 바로 이것이다.

정말 시원한 국물의 오뎅나베를 끓여보고 싶었다.




이것은 집에 나뒹굴고 있던 해물맛 우동스프.

어디서 나온 건지 기억은 가물가물하다.


근데 가끔 탕을 끓이거나 할 때 이 마법의 가루 하나면 국물이 급 진국이 된다.

오뎅탕의 육수를 내기가 귀찮아서 사실은 이걸 넣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어찌하다보니 안넣었다.

그 내용은 아래에서...




조개를 해감을 시킨다.

사실 아까 그 조개들이 죽어있는지 살아있는지도 모른다.

걍 한번 해봄.

소금물에 30분 정도 담궜다가 꺼내서 씼음.


근데 알고보니 해감은 2시간 정도 해야 한다고 함.




아까 그 모듬야채를 씻음.

양이 상당히 많다.

냄비에 다 들어갈 수 있을까.




오뎅, 조개, 야채를 한꺼번에 다 넣으니

냄비가 이미 꽉찼다.

저 냄비도 꽤 큰건데...

이거보다 더 큰 냄배는 거의 곰탕 끓이는 냄비 수준이다.

비주얼을 위해 그건 할수없어.

이대로 속행이다.



2인분 치고는 이미 터질듯한 양이다.

오뎅을 많이 안사길 천만다행.




조개는 전골 한냄비에 넣기에는 약간은 많은 양이긴 한데

난 재료 남는 것을 너무 싫어하기 때문에

그냥 다넣어버렸다.




어쨌든 물을 적당히 붓고...

끓이기 시작.


물 양은 그냥 적당히 넣으면 된다.

너무 짜면 더 넣으면 되고

너무 많으면 더 끓여서 쫄이면 된다.




뒤늦은 다진마늘 투하.

진국 국물을 기대하며.




계속 끓이면서 살짝 맛을 보는데

국물이 매우 심심하다.

역시 육수가 아니라서 그런가...

무라도 들어있으면 좀더 시원했을 텐데.


역시 마법의 가루만이 답인가 하며 고뇌에 차있는데

부엌 찬장을 뒤지다가 위의 것들을 발견했다.


미림은 유통기한이 너무 지나서 안넣었음.

문제는 오른쪽의 소스다.


가쓰오부시 소스인데 이놈이 국물맛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음.

너무 많이는 안넣고 살짝 은은하게 가쓰오부시 향이 날 정도로 부었음.




그리고 국물이 좀 싱거운거 같아서 국간장도 한스푼 정도.




자 이제 난 할일을 다했다.

나머지는 하늘에 맡긴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결과물에 대한 자신은 없었음.




조개국물과 오뎅이 우러나오길 바라며 신나게 끓였다.

더이상 끓이면 야채가 다 퍼질 지경.




아까의 생우동을 투하하고 살짝만 더 끓인다.

이제 먹을 준비.




완성!!




일단은 대충 그럴듯해 보이긴 한다.

양은 둘이서 좀 배부르게 먹을 수 있을 양.




크리스마스 이브의 오뎅전골.

그리고 소맥.




식사 대신으로 바로 시작하는 만찬이라

이 우동사리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놀란 것은 바로 국물!

국물이 진짜 진국이었다.

진짜 전혀 기대 안했는데

가쓰오부시 소스도 소스지만 조개의 역할이 컸던듯.

국물의 시원한 맛을 잘 살렸다.


그리고 내가 분명히 약간 심심하게 끓였는데

먹으면 먹을수록 국물이 점점 진해졌다.


우동 때문에 국물이 쫄아서 그런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막판 진국을 제대로 느꼈다.




그 결과는 위와 같다.


크리스마스 이브의 해치움.



여튼 오늘 오뎅나베는 대성공이었다.

가쓰오부시 소스와 조개가 성공의 핵심이었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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