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여행을 떠났었다.
좋은 광복절 70주년 기념 연휴다.
이를 기회삼아
KTX를 타고 부모님이 계신 부산으로 고고싱~
광명 KTX역에 도착했다.
남은 시간을 가장 유익하게 보내는 방법은
뭔가 배를 채우는 것.
하지만 부산 도착하자마자
맛집투어가 예상되므로 최대한 간편한 것으로 때우기 위해
롯데리아에서 간단히 해결한다.
최근 롯데리아의 캐치프레이즈.
Injoy.
설마 일부러 한 것이겠지?
그렇게 믿고 싶지만
왠지 느낌이 좀 그렇다.
그렇다면 이미 이 슬로건은 이미지상 실패한것이라 할 수 있나.
광명역의 위엄.
시간이 되어 진입하는 KTX.
부산까지는 약 2시간반의 여정이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거리인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 칸이 유아동반칸이었다.
다들 유아 및 어린이들을 데리고 타는 칸이어서
아기가 시끄럽게 굴어도 그나마 덜 신경이 쓰이는 칸.
물론 그렇다고 마냥 시끄러워도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공서희가 심심해서 소리를 지르는 사태는 많이 벌어지지 않았다.
특히 앞자리의 어린 여자아이가 공서희와 잘 놀아주어서
시간을 잘 보낼 수 있었다.
부산역에 도착하자
앞자리의 여자아이는 마중나와있던 할머니를 보고
눈물을 흘린다.
어린 아이의 마음도 뭔가 묘하다.
부산역에 도착하여 아빠 차를 타고 떠난다.
잠시 롯데마트에 들러서 살 것좀 사고...
이제 먹으러 출발!
부산여행의 첫번째 타겟은 내호냉면.
부산 밀면의 진정한 원조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다.
매우 골목 안쪽에 위치해 있어서
이미 알고 있거나 굳이 인터넷을 찾아서 오는 것이 아닌 이상
찾기는 쉽지 않을 듯.
참고로 이 가게 이름의 유래는
함경도 흥암시 내호리에서 가게를 하시던 할머니가
전쟁 피난으로 이곳에 와서 가게를 차린 것이라는 이야기.
이 가게 이름은 내호냉면이고,
메뉴판에도 냉면류가 더 앞에 있지만
우리는 오늘은 밀면으로 통일하고자 한다.
왜냐면 밀면의 원조니까.
이거슨 뜨거운 육수.
아기가 만지지 않도록 조심한다.
작고 허름한 가게이지만
이러한 안내문구를 보면
그 자부심과 노하우를 느낄 수 있다.
이거슨 비빔밀면.
이거슨 밀면.
사실 밀면과 비빔밀면의 비주얼 차이는 크지는 않다.
(보통의 물냉과 비냉을 생각했다면)
한가지 확실한 것은
밀면과 비빔밀면
둘다 쩔었다.
보통 밀면 하면 부산의 냉면 비슷한 싸구려 국수 정도를 생각했는데
이곳의 밀면은 다르다.
그 육수와 면발을 느껴보면
어떤 것이 레알 밀면인지 알 수 있다.
비빔밀면도 마찬가지.
비빔밀면과 그냥 밀면 중 하나를 고르라면
둘다 맛있기 때문에 고뇌하겠지만
나는 아마 그냥 밀면을 택할 것이다.
왜냐면 그 진한 육수 국물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은 사라졌다.
여러 명의 국물도 다 사라졌다.
사실 KTX에서 계속 앉아 있었던 데다가
일반적으로 맛집기행시에는
점심보다는 저녁을 더 푸짐하게 먹을 것이기 때문에
한정된 위장의 용량을 생각했을때
우리가 늦은 점심을 먹어야 했던 오후 3시경의 시간대에는
거창한 다른 메뉴보다는
내호냉면 같은 간단하고 부담없지만
만족도는 매우 높은 맛을 지님과 동시에
부산의 역사와 전통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그런 메뉴를 선택한 것은
아주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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